올해 국내 카드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량이 줄어들었다. 국내 채권 시장의 상황이 악화되자 카드사들이 자금 조달 창구를 다양화하기 위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국내 카드사의 ESG 채권 발행 규모는 1조 6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 1800억 원에 비해 10.17% 감소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올해 말까지 발행량이 지난해 수준을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사별로 보면, 올해 우리카드는 3900억 원, 현대카드는 3500억 원, 하나카드는 1700억 원, 삼성카드는 1500억 원의 ESG 채권을 발행했다. 반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롯데카드는 ESG 채권을 발행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해 6개 카드사가 2조 3200억 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한 것과 대조된다.
올해 ESG 채권 발행량 감소의 주요 원인은 카드사들이 고금리 상황 속에서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등 조달 창구를 다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과 달리 예금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주로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따라서 국내 채권 시장의 악화는 카드사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만든다. 이를 피하기 위해 카드사들은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을 통해 국내 시장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회피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4월 아시아와 유럽 시장에서 5억 달러 규모의 달러화 표시 채권 발행에 성공했는데, 이는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5년 만기 유로화 ABS를 2억 달러 발행한 데 이어, 올해 3월 신용카드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4년 만기 달러·유로화 ABS를 총 6억 달러 발행했다. 삼성카드도 1월에 6억 달러의 ABS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롯데카드는 올해 4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외화 ABS 발행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ESG 채권의 발행 프리미엄 효과가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ESG 채권 발행 시 발행금리가 낮아지지 않거나 큰 이점이 없기 때문에, 카드사들은 더 유리한 조달 금리를 찾아 다른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카드채 만기가 돌아오는 상황에서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카드사들은 ESG 채권 대신 다른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각자의 조달 전략에 따라 ESG 채권이나 ABS를 발행할지 결정하고 있다"며 "과거에 발행한 채권 만기가 돌아오면서 시장 금리가 높은 국내보다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 이투데이(https://www.etoday.co.kr/news/view/2368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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